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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LP / KBS Live – Back to the Music [180g]

음질 불량외 교환 반품이되지 않습니다
레이블 : 뮤직앤뉴(엠케)
바코드 : 8809516269954
출시일 : 2024/06/19 LP(엘피)
장르 : Rock
상태 : 품절
판매가 : 0
할인가 : 0 원 (0)
수량 :
SIDE A
1. 깊은 밤의 서정곡
2. Universe
3. 녹두꽃 필 때에
4. 삶(Remasterd)

SIDE B
1. Power Medley
2. LOG IN
3. 내 곁에 네 아픔이
4. 달빛 아래 홀로 걷다(Remasterd)

*무게 : 180g 중량반
*폴리 페이퍼 이너슬리브
*Black Color Vinyl 
■ 상품 설명

블랙홀의 현재를 조망하는 즐거운 기회
[블랙홀: KBS Live – Back to the Music]

라이브 문화의 개척자, 블랙홀

1999년 가을이었다. 나는 분당에 자리하고 있던 블랙홀 합주실을 처음 찾았다. 멤버들은 한창 합주 중이었다. 공연을 연상시킬 만큼 맹렬하고 열정적인 연주가 방음문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었다. 멤버들의 연습이 끝나길 기다리며 합주실에 붙어있는 작은 사무 공간을 둘러보다 깜짝 놀랐다. 악기, 악보, 포스터 등이 자리한 공간 한 켠에 붙은 화이트보드 일정표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보드에는 안동시, 삼척시, 남원시 등에서의 공연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나는 그날 한국에 도시가 이렇게 많았다는 것도, 블랙홀이 매년 40여 개 도시에서 단독공연을 지속해왔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 한국의 중소도시에 블랙홀과 같은 강렬하고 무거운 헤비메탈 사운드를 제대로 구현할 인프라를 갖춘 공연장은 존재하지 않았다. 블랙홀은 모든 것이 준비된 현장에 도착해 공연만 하고 떠나는 밴드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공연에 앞서 블랙홀은 자신들이 원하는 사운드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지역의 공연 및 방송국 관계자를 설득해 필요한 음향 장비를 갖추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내가 블랙홀을 만났을 무렵, 이미 밴드는 전국 곳곳의 음향 장비 렌탈 업체 및 악기 수리 전문점을 줄줄 꿰고 있는 수준이었다. 제대로 된 헤비메탈 공연을 위해 블랙홀은 지역 곳곳에 라이브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며 활동을 이어온 셈이었다. 얼마 후 나는 마산의 한 방송국 공개홀에서 열린 블랙홀 공연에 함께할 기회를 얻었다. 계속해서 관계자들과 전화를 주고받으며 공연 전날 마산에 도착한 밴드는 공연장부터 살펴봤다. 다음날 공연은 만석이었고, 시원한 헤비메탈 사운드 세례 속에서 관객들의 환호는 뜨겁기 이를 데 없었다.

그렇다. 블랙홀은 단순히 무대 위에서 연주만 잘하는 밴드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어디라도 헤비메탈을 원하는 관객이 있다면 반드시 찾아가 라이브 장비부터 세워가며 공연을 만들어내는 밴드였다. 실제로 나는 진주에서, 동해에서, 군산에서 치러진 블랙홀 공연을 보고 헤비메탈 아티스트의 꿈을 키웠다는 많은 뮤지션들을 만났다. 전국 각지를 포함해 매년 100여 회 이상 무대에 오르며 블랙홀은 한국의 헤비메탈 라이브 문화를 만들어 낸 밴드다. 그리고 지금도 블랙홀은 한 달에 몇 번씩 전국을 헤집으며 라이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반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노래하는 밴드, 블랙홀

블랙홀은 주상균(기타, 보컬)을 중심으로 1983년 결성 후 1989년 벽두에 발표된 [Miracle]부터 2019년 [Evolution]까지 아홉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말 그대로 한국 헤비메탈의 산증인이자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는 블랙홀 음반 데뷔 30년을 맞이했던 2019년 후배 헤비메탈, 하드록 밴드들이 헌정했던 앨범 [Re-Encounter the Miracle: A Tribute to Blackhole]의 존재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헤비메탈 역사에서 선배 밴드에 대한 기념 공연이나 특정 노래를 커버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후배 밴드들이 완결된 한 장의 앨범을 헌정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만큼 블랙홀이 한국 헤비메탈의 역사에서 가지는 위상은 거대하다.

블랙홀의 힘이 단순히 쉼 없는 라이브 활동에서 기인하진 않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블랙홀이 이룩한 음악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무대에서 스스로 ‘스포츠 메탈’이란 농담을 던질 정도로 질주하는 투 베이스 드럼에서 시작하는 리듬은 지난 34년간 변하지 않는 블랙홀 음악의 기본이다. 그 위에 얼터네이트 피킹으로 만든 베이스 연주는 때론 기타와 함께 리프를 조이다 어느새 특유의 존재감으로 전체 사운드를 조율한다. 드럼과 베이스가 쌓은 소리의 토대 위에 한 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명료하고 쫄깃한 질감의 기타 리프, 정교하면서도 멜로디를 놓지 않는 기타 솔로가 작렬한다. 연주를 뚫고 때론 부드럽고 때론 날카로운 절창을 흩뿌리는 리드 보컬과 두툼한 코러스가 새겨진다. 이 모두 네 명의 멤버 안에서 단단하게 주조된다. 블랙홀은 과거 필자가 활동하는 음악취향Y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다 가지고 있다. 그게 밴드”라고 밝힌 바 있다. 블랙홀은 밴드라는 말 이상의 설명을 찾기 어려운, 헤비메탈 밴드의 힘과 매력이 무엇인지 증명하고 있는 존재다.

음악적으로만 보자면 블랙홀은 유러피안 파워메탈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블랙홀 특유의 가사가 더해지면, 그 가사가 네 멤버의 목소리와 연주로 표현되면, 연원이 무엇이건 한국 헤비메탈 블랙홀 음악이 된다. 블랙홀은 34년간 어설프게 사랑을 노래하지 않았고, 모호하게 얼버무린 자유를 외치지 않았다. 동학혁명부터 광주민주화항쟁까지 민초가 일궈낸 한반도의 역사를 파헤쳤고,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에 멍든 현대 한국 사회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거리를 헤맬 수밖에 없던 이 사회 약자의 삶을 응원했다. 그리고 언제나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일궜던 평범한 시민들이 이 땅의 미래이자 희망임을 노래했다. 치밀하면서도 풍부한 어휘로 채워진 한글 가사로 말이다.

현재의 블랙홀을 담은 특별한 앨범 [KBS Live – Back to the Music]

2019년 10월 새 앨범을 발표하고, 12월 14일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데뷔 30주년 공연을 성대하게 치룬 블랙홀은 다시 비상할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하필 그 순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설상가상 1990년부터 블랙홀의 베이스를 맡아왔던 정병희의 탈퇴까지 맞이한다. 블랙홀 안팎이 모두 얼어붙어 보였다. 그러나 블랙홀은 블랙홀이 써온 역사처럼 다시 블랙홀의 방식으로 이 난관을 헤쳤다. 주상균, 이원재(기타), 이관욱(드럼)은 이현석 프로젝트를 거친 김세호를 새로운 베이시스트로 맞이하고, 20년 전처럼 전국을 곳곳을 찾는 공연을 재개한다. 방역조치 강화로 실내에서 50인 이상의 집합이 금지된 시기였다. 코로나19 한복판에서 단 50명의 관객을 위한 소극장, 클럽 공연을 격주로 펼치며 쉼 없는 라이브에 돌입한 것이다. 30년 지기 팬들과 함께 작지만 뜨거운 공연을 지치지 않고 만들었다.

그렇게 2022년 늦가을, KBS 전주방송총국 무대에 블랙홀이 섰다. 블랙홀 역사를 짚는 대표곡이 선곡되었고, 짧은 방송 시간에 미처 연주하지 못했던 다양한 노래가 아쉬울 팬들을 위해 대표 리프를 엮은 ‘Power Medley’를 들려줬다. 본 앨범은 그날 KBS 음악 프로그램 “백 투 더 뮤직” 녹화 현장에서 연주한 노래를 담은 결과물이다.

앨범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지난 2002년 [Live of Live] 이후 처음 선보이는 블랙홀의 라이브 앨범이라는 점이다. 물론 방송의 특성상, 관객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한 라이브다. 관객과의 호흡을 들을 수 없긴 하지만, 덕분에 블랙홀의 연주력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어쩌면 이 점이 2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라이브 앨범이라는 사실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 34년 경력 밴드가 선보이는 빈틈없는 합주력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바로 지금 현재의 블랙홀, 특히 베이시스트 김세호의 합류 이후 새롭게 나아간 밴드를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앨범의 서두는 [Miracle]과 마찬가지로 ‘깊은 밤의 서정곡’이다. 팬데믹 초기 목 수술을 했던 주상균의 목소리가 완전히 회복되었음을 느껴기 충분하다. 벤딩 중심으로 구성된 이원재의 연주와 속주 중심의 주상균의 연주가 빚어내는 기타 솔로 대비도 듣는 재미를 더한다. 한국 헤비메탈의 전성기가 지났을 무렵 블랙홀은 계속해서, 아니 점점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음을 만방에 선포했던 2집 [Survive](1990) 수록곡 ‘녹두꽃 필때에’도 연주된다. 공연마다 확인할 수 있던 이관욱의 압도적인 투 베이스 연주와 탄력 넘치는 탐탐 실력을 음반으로 만끽해 볼 기회다. 지난 20년 동안 블랙홀의 박동을 만들어 온 이관욱의 진면목이 블랙홀의 고전에서 다시 빛난다. 원곡과 다르게 새로운 기타 솔로가 번뜩이는 블랙홀식 희망가 ‘Universe’(2014)는 이원재와 김세호의 꽉 찬 코러스, 주상균과 이원재의 트윈 솔로에서 라이브의 자유로움을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1993년 백두산, 블랙신드롬, 스트레이저와 함께 소외된 이들을 위해 발표했던 [Power Together] 수록곡 ‘내 곁에 내 아픔이’는 라이브에서 블랙홀 멤버가 파트를 나눠 부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본 앨범에서도 드러머 이관욱의 목소리는 물론 김세호의 뛰어난 보컬 실력까지 확인할 수 있다. ‘Log In’에서도 이원재와 김세호의 활약은 연주와 보컬 모두를 넘나들며 도드라진다. 넷이면 더할 것이 없다는 인터뷰가 증명되는 장면의 연속이다. ‘Power Medley’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블랙홀이 만든 멋진 리프들을 몰아서 즐기게 해준다. 특히 블랙홀의 원숙함이 절정으로 향해가던 4집 [Made In Korea](1995)의 리프들이 반갑다. 청자들에게 원곡을 찾는 재미를 남기기 위해 메들리 속 곡명은 따로 적지 않는다.

방송을 위해 녹음된 음원이다 보니 모든 곡이 페이드아웃 처리된 부분은 못내 아쉽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도 지속되는 “블랙홀 원정대” 공연을 찾으면 그 아쉬움을 채울 기회가 얼마든지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LP 안에는 여섯 곡의 스튜디오 라이브에 더해 두 곡의 명곡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실려있다. 2006년 블랙홀에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상을 전해준 [Hero](2005)에 담긴, 같은 해 최우수 록 노래상을 안긴 ‘삶’과 ‘달빛 아래 홀로 걷다’가 그 주인공이다. 헤비메탈은 헤비메탈을, 아쟁과 대금은 자신의 소리로 달려가고 있으면서도 하나의 소리로 어우러지는 경지가 있음을 알려 준 이 명곡들을 LP로 다시 듣는 즐거움을 준다.

블랙홀은 34년을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무대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았다. 팬들과 함께 땀 흘리고 머리 흔들며 뛰는 일이 중요했다. 블랙홀을 보며 자란 팬이 어느새 중년이 되고, 한국 록 음악의 주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그리고 블랙홀은 지금도 무대를 지킨다. 방송에 삽입될 코멘터리를 위해 대화를 나누던 “백 투 더 뮤직” 이휘현 PD는 블랙홀의 음악을 “풀뿌리 메탈” 아닐까 했다. 나도 크게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블랙홀의 풀뿌리 메탈은 그렇게 지난 34년처럼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평범한 이들의 비범한 삶 옆에 함께 할 것이다.

조일동 (음악취향Y 편집장)

[Credit]
제작 : KBS 전주
프로그램 프로듀서 : 이휘현
작가 : 김가미
기획사 : 사운드트리, KBS Media

Cutting: Black Belt in U.S.A
Plating: R.T.I in U.S.A
Pressing: Tuff in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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